2024년 9월 해외뉴스클리핑
1. 아르메니아 NGO, “알고리즘 기반 국가 장애 판정 시스템은 장애인 차별” 소송 제기
지난 9월 19일, 아르메니아의 NGO 단체인 ‘장애권리어젠다’(Disability Rights Agenda, DRA)가 아르메니아 정부의 노동사회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공판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소송은 2023년 2월 1일 아르메니아 정부가 도입한 이후 약 1년 반이 넘는 기간 동안 수천 명의 시민들에게 적용된 알고리즘 기반 장애 판정 시스템의 장애인 차별 여부를 다루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스템에 입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장애 판정, 구체적으로는 기능성 평가(functionality assessment)에 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해당 알고리즘의 계산 공식을 아르메니아 정부가 공개하지 않는 점, 그리고 이 공식 사용을 정당화하는 법적 근거가 부재하다는 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2023년 8월 소송을 제기한 원고 시민단체(DRA)는 수천 명의 시민이 자신에 대한 중대한 결정의 근거를 이해하거나 이의를 제기할 기회도 부여받지 못한 채 해당 장애 판정 평가의 일방적 대상으로 전락함으로써, 2021년 최초로 제정된 장애인권리법에 따른 차별금지에 대한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게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법원은 적절한 법적 감독 없이 시민의 장애를 판정하는 알고리즘을 만들고 적용한 아르메니아 정부의 조치와 해당 알고리즘 기반 장애 판정 시스템이 장애의 환경적 요인(environmental factors)을 고려하지 않은 것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게 될 예정입니다.
한편, 장애권리어젠다의 무셰그 홉세피안(Mushegh Hovsepyan)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1) 2021년 장애인권리법이 제정된 이후 아르메니아에서 최초로 제기된 장애 기반 차별 소송이라는 점, (2) 장애인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NGO가 제기한 최초의 민중소송(actio popularis)이라는 점, (3) 국제적으로 점증하는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이 장애 평가 시스템의 영역에서 발생시키는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다음 공판은 10월 7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 관련 링크 https://dra.am/hy/news/legal-challenge-filed-over-disability-assessment-formula https://www.hrw.org/world-report/2024/country-chapters/armenia https://www.hrw.org/news/2021/05/11/important-progress-people-disabilities-armenia |
2. 싱가포르, 향후 3년 간 장애인 약 250명 지역사회 자립생활 지원사업 진행
싱가포르 정부는 장애인 성인들의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싱가포르 사회가족발전부(Ministry of Social and Family Development)와 장애인 지원단체인 에스지이네이블(SG Enable)이 협력 시행할 예정인 이 사업(Enabled Living Programme)은 최대 250명의 성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며, 참여자는 임대 아파트나 자신의 집에서 생활하며 사회적 기술 코칭, 일상생활 활동 지원, 현장 모니터링 등을 통해 지역 사회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습니다.
한편, 이 사업은 장애인을 지원하고 이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싱가포르의 최신 로드맵인 ‘인에이블링 마스터플랜 2030’(Enabling Masterplan 2030)에 따라 2022년에 구성된 ‘장애인 지역사회 생활 태스크포스’(Task Force on Community Living for Persons with Disabilities)의 권고 사항을 토대로 설계되었습니다. 싱가포르 사회가족발전부는 대부분 가족과 살아가는 장애인이 가족이 없는 경우라도 지역사회에서 계속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본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 관련 기사 https://www.straitstimes.com/singapore/up-to-250-people-with-disabilities-to-join-pilot-for-independent-community-living-over-next-3-years |
3. 형사사법절차 내 장애인 피고인을 위한 표준 절차실무편람 발간
국제법률가위원회(ICJ)와 발러더티 재단은 형사사법절차상 피고인(및 피의자)의 지위에 있는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표준 절차실무편람(Model Benchbook, 이하 ‘벤치북’)을 발간했습니다. 이 벤치북은 사법기관 및 국가 당국이 형사사법절차상 장애인의 권리를 더 잘 보호하기 위한 방법과 지침을 제공합니다. 이로써 판사, 검사, 변호사, 법 집행관 등의 사법행위자 뿐만 아니라 국제법상의 의무를 이행해야 할 여러 국가 당국이 장애인, 특히 지적 및 심리사회적 장애를 지닌 피고인(피의자)의 모든 형사사법절차상의 완전한 접근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한 이 벤치북은 사법행위자 외에도 장애인 단체, 지적 및 심리사회적 장애인과 그 가족을 포함한 일반 대중에게도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해당 벤치북은 유럽연합 8개국의 지적 및 심리사회적 장애를 지닌 형사피고인의 사법접근권에 관한 공동연구인 ENABLE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아래 기사 링크 참조).
한편, 해당 벤치북 발간과 더불어 ENABLE 프로젝트를 주도한 발러더티 재단은 같은 시기 최종 연구보고서를 발표하여, 유럽연합 8개국(불가리아, 체코,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포르투갈) 내 장애인 피고인의 형사사법절차상 접근권적 제약과 차별 및 그에 관한 권고사항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 관련 모델 벤치북 링크 https://www.icj.org/resource/model-benchbook-rights-persons-disabilities/ - 관련 최종보고서 링크 https://validity.ngo/projects-2/enabling-inclusion-and-access-to-justice-for-defendants-with-intellectual-and-psychosocial-disabilities/fair-trial-denied-defendants-with-disabilities-face-inaccessible-justice-in-the-eu/ - ENABLE 관련 기사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5392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6604 |
4. 미국, 자폐스펙트럼 장애인 지원하는 ‘CARES법’ 하원 통과
지난 9월 18일, 미 하원은 “2024년 자폐 협력, 책임, 연구, 교육 및 지원에 관한 법”(Autism Collaboration, Accountability, Research, Education, and Support Act of 2024, 이하 ‘CARES법’)을 통과시켰습니다. CARES법은 2006년에 제정되어 지난 20년 동안 미국 내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사람들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의료, 교육을 비롯한 지원체계를 확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법률로서, 해당 법이 올해 9월 30일부로 만료됨에 따라 동명의 법률을 개선된 내용을 담아 재승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의원 지난 2월 1일 발의했습니다. 미 하원이 이날 표결에 참석한 415명 중 402명의 찬성으로 해당 법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상원의 승인과 대통령의 서명이 남게 되었습니다.
한편, CARES법안이 제정될 경우, 향후 5년 동안(2029년까지) 국립보건원, 질병통제예방센터, 보건자원서비스국을 통한 자폐스펙트럼 연구, 데이터 수집, 의료 및 교육 강화 등 지원프로그램 개발 확대에 총 19억 5천만 달러(약 2조 6천억 원)을 배정하여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게 됩니다. 이 법안은 또한 발달행동소아과(developmental behavioral pediatricians) 의사의 수를 늘리는 방법에 대한 정부 보고서 및 학교를 졸업한 장애 청년들에 관한 정부 보고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Autism Speaks은 해당 법안의 통과를 강력히 지지하며, 특히 법안의 중요한 개선사항으로서, 국립보건원이 향후 연방 자폐증 연구가 자폐증 커뮤니티의 진화하는 요구에 전략적으로 부합하도록 연간 예산 계획을 수립하고 그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도록 하는 내용을 강조하였습니다.
- 관련 기사 https://www.disabilityscoop.com/2024/09/19/house-votes-to-renew-autism-act-as-expiration-nears/31068/ https://www.autismspeaks.org/AutismCARES https://newjerseyglobe.com/congress/smiths-autism-cares-act-passed-in-house/ - 관련 법안 https://www.congress.gov/bill/118th-congress/house-bill/7213/text |
5. 미국, 좀처럼 변하지 않는 영화 속 장애인 재현
지난 8월 발표된 보고에 따르면, 다양성을 반영하려는 헐리우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미국 영화 속 장애인에 대한 묘사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남가주대학교의 안넨베르크 인클루션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 100편을 분석한 결과, 대사가 있는 캐릭터 중 장애를 지닌 것으로 재현된 인물의 비율은 2.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2015년의 비율인 2.4%보다도 낮으며, 보고서는 미국인의 27.2%가 장애가 있다고 응답한 점을 고려하여, 영화 속 2.2%에 불과한 장애 재현 비율은 장애라는 다양성 요소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또한 비록 재현되더라도, 재현되는 장애인 캐릭터의 대부분이(71.7%) 신체 장애를 가진 남성이며, 절반 이상은 백인(54.6%)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장애인 캐릭터는 대부분 조연(54%)이거나 줄거리에서 중요하지 않은 역할(35.4%)을 부여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관련 기사 https://www.disabilityscoop.com/2024/09/17/disability-representation-in-top-movies-remains-stubbornly-low/31062/ - 관련 보고서 https://assets.uscannenberg.org/docs/aii-popular-films-2024-08-02.pd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