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해외뉴스클리핑
1. 장애인권 운동가 로버트 마틴 경 별세(1957-2024)
지난 4월 30일, 뉴질랜드 출신의 장애인권 운동가 로버트 마틴 경(Sir Robert Martin)이 별세했습니다. 그는 피플퍼스트 뉴질랜드의 설립에 기여했으며, 인클루전 인터내셔널(Inclusion International)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2016년 제9차 장애인권리협약 당사국회의에서 지적장애인 최초로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되었으며, 2020년 4년 임기로 재선출되어 약 8년 동안 장애인권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이끌어왔습니다. 어린 시절 장애인 수용시설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시설수용 생존자이기도 한 마틴 경은 후견제 폐지, 자립생활 및 탈시설 권리, 발달장애인의 참여권, 읽기 쉬운 문서를 비롯한 정보접근권 등의 가치가 국제사회의 중요 규범으로 자리잡는 데 기여했으며, 이와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지적장애인 최초로 뉴질랜드 기사 작위를 수여한 바 있습니다.
- 관련 링크 https://www.inclusion.eu/robert-martin-first-person-with-intellectual-disabilities-on-crpd-committee-died - 관련 국내 기사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9800 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10968 https://www.abl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2429 |
2. 장애인권 운동가 바르가비 다바르 별세(1962-2024)
지난 5월 22일, TCI 글로벌의 전무이사 바르가비 다바르(Bhargavi Davar) 박사가 별세했습니다. 바르가비 박사는 인도의 정신병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생존자로서, 정신건강의 의료적 모델을 거부하며 인도 최초의 반정신의학서를 출간한 바 있습니다. 1999년 심리사회적 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내 권리 기반 정신건강 서비스 및 동료지원 제공에 중점을 둔 옹호단체 ‘바푸 트러스트’ 설립했으며, 바푸 트러스트는 장애인권리협약(CRPD)에 명시된 “심리사회적 장애인의 완전한 포용”을 위해 2014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포용을 위한 혁신 커뮤니티(현 TCI 글로벌)를 설립하여 이러한 활동을 더욱 강화해왔습니다. 아시아 전역에서 활동한 최초의 CRPD 교육자 중 한 명이던 바르가비 박사는 인도의 장애인권리법 제정(2016)과 CRPD 비준(2017) 과정에도 참여하며, 심리사회적 장애인의 탈시설과 지역사회 통합, 인도 여성의 정신건강 등을 위한 다양한 인권 및 학술 운동을 개진해왔습니다. 바르가비 박사가 남긴 저서로는 『인간 과학으로서의 정신분석: 근본주의를 넘어서』(1995), 『인도 여성의 정신건강: 페미니스트 의제』(1999), 『젠더 관점에서 본 정신건강』(2001) 등이 있습니다.
- 관련 링크 https://www.madinamerica.com/2024/05/remembering-bhargavi-davar-a-global-leader-in-the-struggle-for-human-rights/?fbclid=IwZXh0bgNhZW0CMTEAAR310gt35sqlcwQCHb4if4bGOEDVtkiPZPqv6_SV_cJBV4-CVmnPqcg0NfM_aem_Ad8Qqe0v2yGoPzqYyxnth4ivFs2p6-JiFVksjP0bkMmHfJD-v4KJp1VihD2ICKJHs8kP_NUPGH6_wVga3z8R7TFt |
3. 네팔, 활동지원서비스 실질적 도입 위한 장애계 투쟁 심화
활동지원서비스를 둘러싼 네팔 장애계의 투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활동지원서비스의 실질적 도입을 위한 네팔 장애인들의 평화적 시위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15일 이들에 대한 네팔 경찰의 폭력적 진압과 강제 연행이 발생함에 따라, 네팔 당국에 대한 비판과 네팔 장애계를 향한 연대의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네팔장애여성협회는 5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평화적 단식 투쟁을 전개해온 디팍 반다리(Deepak Bhandari) 씨를 비롯한 장애인권 운동가들의 석방을 네팔 정부에 요구했습니다. 네팔은 CRPD 비준국(2010년 비준)이자 국내법상 장애인 활동지원을 보장하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사회 통합을 보장하기 위한 서비스가 극히 부족하며 돌봄에 대한 부담이 여성과 소녀들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네팔 국가인권위원회는 네팔 내 상당수의 아동과 성인 장애인이 감금, 고문, 신체적·성적 학대, 부적절한 음식과 비위생적인 생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 투쟁은 중증장애인 당사자인 디팍 반다리 씨가 네팔 전국장애인연합 및 지역 장애인권 단체와 함께 지자체(카트만두)를 대상으로 네팔의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법’ 제3조 제9항에 따른 활동지원서비스를 요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해당 요구가 지자체와 정부 여러 관청에 의해 차례로 무시됨에 따라 지난 3월 19일 디팍 반다리 씨와 장애계는 평화적 시위에 돌입했습니다. 이에 3월 26일 네팔 정부는 4월 13일부터 최소 11명의 장애인에게 활동지원(personal attendant or caretaker services)을 제공하고, 이후 장애인 단체와 협의하여 단계적으로 서비스 대상자를 확대하고 활동지원에 관한 가이드라인 및 이행 계획을 수립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담당 부처인 여성·아동·노인부(MoWCSC)가 장관 회의 승인 과정의 진행을 미루며 합의된 조치를 이행하지 않자 장애계의 평화적 시위가 재개되었으며, 이에 대한 네팔 당국의 폭력 진압 역시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5월 16일, 일본자립생활협의회(JIL)는 네팔 장애계를 향한 연대의 뜻을 담아 네팔 정부가 CRPD 제19조에 따라 보장되는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속히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 관련 기사 https://myrepublica.nagariknetwork.com/amp/ensuring-independent-living-for-persons-with-disabilities-in-nepal/news.html.twig https://risingnepaldaily.com/news/43162 |
4. 유럽연합 기본권청, 장애인의 정치 참여에 관한 보고서 발간
유럽연합 선거를 앞둔 시점인 지난 5월 29일, 유럽연합 기본권청(FRA)은 유럽연합 회원국 내 장애인의 정치 참여의 현황과 개선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일부 유럽연합 회원국에서는 장애인의 법적 능력에 따른 투표권과 선거 입후보권 제한을 철폐했지만 여전히 장벽이 존재합니다. 또한 투표권에 대한 제한을 철폐한 회원국들은 모든 장애인이 적절한 지원을 받을 때 정치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투표 절차의 접근성과 관련 법제에 있어 유럽연합 및 회원국 차원의 상당한 진전이 확인되지만, 여전히 시각, 청각, 또는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상당한 장벽에 직면해 있다고도 전해집니다. 아울러 장애인과 관련된 지침과 전략을 채택하는 경우에도, 장애인 단체와의 체계적이고 의미 있는 협의는 여전히 부족한 현실입니다. 한편 이 보고서는 앞서 2014년에 발간된 유럽연합 기본권청(FRA)의 마지막 보고서 이후의 변화를 반영하며, 유럽연합 기본권 헌장 및 CRPD에 따라 장애인이 정치 참여에서 동등한 기회를 갖도록 보장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관련 링크 https://fra.europa.eu/en/publication/2024/political-participation |